아서밀러作 <세일즈맨의 죽음> 중中 비프
어느 미친 놈이 제 목을 매요! 난 오늘 만년필을 움켜쥐고 11층이나 되는 델 뛰어 내려왔어요. 그러자 갑자기 발을 멈췄죠. 빌딩 중간쯤이었어요. 그때 난 하늘을 봤죠.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들을 본 거예요. 일하구 먹구 다리를 뻗구 앉아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생활...... 난 만년필을 들여다보고 이렇게 생각했어요. 뭣 때문에 내가 이런 걸 훔쳤 을까 하구요. 뭣 때문에 마음에 없는 존재가 되려고 하나 하구요. 내가 원하는 건 바보 구실 밖에 못하는 그런 사무실 안의 일이 아니라 저 탁 틘 넓은 곳에 있거든요. 거긴 내가 어떤 인간이라는 걸 안다고 말만 하면 언제구 날 기다려 주는 곳이죠. 왜 난 그 말을 못 하죠? (그는 윌리가 자기를 직면하도록 하려 하지만, 윌리는 뿌리치고 왼쪽으로 움직인다) 아버지, 전 열 두 개에 1달러짜리 싸구려예요. 아버지도 그렇구요. (비프는 윌리에게 다가간다. 그러나 해피가 막는다. 격한 나머지 비프는 금시에라도 윌리 에게 덤벼들 기세이다) 우리 부자는 남을 지도할 자격이 없어요. 뼛골이 빠지도록 일이나 하는 도부장수에 불과해요. 결국 어떻게 됐죠. 다른 외판원들이나 마찬가지로 쓰레기통 속에 처박혔단 말예요. 전 한 시간 1달러짜리 인간예요. 일곱 주를 돌아다녔어도 그 값 밖에 못 받는 인간이 되고 만 거예요. 아시겠죠? 그러니까, 내가 무슨 선물이라도 사들고 올 줄 아신다면 큰 착오예요. 애당초 단념하시는 게 낫죠. (성이 머리끝까지 치밀어) 아버지, 난 쓰레기라니까요. 아버진 그걸 모르세요? 원망이구뭐구가 어디 있어요? 난 요 모양 밖에 안 되는 인간이라니까요. (비프의 분노는 제풀에 힘이 빠진다. 비프는 풀이 죽어 울며 윌리에게 안긴다. 윌리는 말없이 비프의 얼굴을 더듬는다) (기진해서 울며) 제발 절 가도록 내버려 두세요. 그리구 그 허황된 꿈을 태워 버리세요. 이러다간 무슨 일이 일어나구야 말 거예요. (자제하려고 애쓰며 뿌리치고 계단쪽으로 간다) 전 아침에 떠나겠어요. 아버질 주무시게 해 드리세요. (비프는 지쳐서 계단을 올라가 자 기 방으로 간다)
윌리 러셀作 <리타길들이기> 중 리타
머리하러 오는 여자들 보면 되게 웃긴다니까요. 바라기는 어찌나들 바라는지, 미장원에 머리하러 와서는 한 시간 동안에 완전 딴 사람이 되어서 나갈 생각을한다구요. 내가 미용사지 무슨 성형외과 의산가요?더군다나 누구 머리가 유행이라고 하면 말도 못해요.뭐, 파라 포셋트로 만들어 달라나요!아무튼 여자들은 미장원에 와서 뭔가 달라지길 바라는거에요.그렇지만 뭔가 달라지고 싶으면, 속부터 달라져야 하는거 아녜요?바로 그거에요! 전 진짜 속부터 달라지고 싶어서 여기 온건데…달라질 수 있을까요?
<겨울이야기> 중 레온테스
카밀로, 난 이날까지 경을 신뢰해 왔어. 마음의 비밀까지 다 털어놓았지. 그런데 경을 잘못 본거야. 성실하게 보이는 겉치레로 나를 속여 왔단 말이오? 틀림없이 경도 보았을 텐데,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왕비가 부정하다는 사실을 단번에 알 것이나 경은 계속해서 그들의 편에 서고 있소. 허면, 소곤거리는 게 아무렇지도 않다는 거요? 웃다가 한숨 쉬는 걸 보지 못했단 말이오? 서로 발을 밟는 것하며 구석에 쳐 박혀 있는 것하며, 한 시간이 일각처럼 빨리 지나가 어서 밤이 되길 원하고 있잖소. 다른 이들의 눈이 아니, 내 눈이 멀기를 바라는데 아무 것도 아니란 말이오? 부부의 침실이 순결하다면 그 곳은 단잠의 보금자리지. 허나 더럽혀져 있는 지금은 바늘과 가시가 깔려 있는 곳이야. 허면, 내가 의심의 진탕에 빠져 스스로 그 곳을 더럽히고 있단 말인가? 왕자는 나의 것이야. 내 사랑하는 아들의 출생까지 모욕으로 물들게 하면서 이렇듯 경에게 미친 짓을 한다는 말인가? 나를 의심한다는 것은 나에게 미친개라고 말하는 거나 다름이 없소. 앞으로 나를 페하라 부르지 말고 미친개라 부르게나. 아니면 이 자리에서 그대 목숨을 스스로 끊어 버리던지.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들으시오. 그를 죽이시오. 이건 최후의 말이야. 그렇게만 해준다면 내 마음의 반은 경의 것이요. 허나 실패 한다면 경은 파멸이요. 명심하시오..
< 인형의 집> 중 헬메르
연극은 집어치워. 여기 서서 나한테 이야기해. 당신이 한 짓이 무엇인지 알겠지? 대답해 봐. 알겠지? 정말 얼마나 무서운 일이야. 이 팔년 동안, 내 즐거움이기도 했고, 자랑이기도 했던 아내가 위선자라니 거짓말쟁이라니 아니 그보다 죄인이라니. 그 속에 숨은 이 끝없는 더러운 근성. 젠장, 무슨 일이 있을 거라고 내 미리 알았어야 할 일이었지, 미리 예측했어야 할 일이었어. 당신 아버지의 그 경솔한 성격 닥쳐. 당신 아버지의 그 경솔한 성격을 당신이 그것을 모조리 이어 받았단 말이야. 종교도 도덕도 책임감도 없는. 내가 당신 아버지를 봐주었다는 그 일 때문에, 이게 무슨 벌이냔 말이야. 당신을 위해서 했던 일인데. 그래 당신은 이렇게 배신을 한단 말이야? 나의 모든 행복을 당신은 깨뜨려 놓았어. 나의 모든 미래를 파괴해 버렸단 말이야. 생각만 해도 무서운 일을 경솔한 여자 하나 때문에 나는 원통하게 나락에 빠지고, 망하게 되었단 말이야..
<가스등> 중 로그
그래요, 당신이 십오년동안 그렇게도 찾고 있던 보석들이 저기 저 서랍 속에 다 들어가 있더군요. 아, 벌써 다 열어보셨나? 이것 봐요. 이건 부인의 먼 친척뻘되는 사람한테서 온 편지고, 이건 또 얼마 전 당신이 부인한테 주었던 브로치. 헌데 아직도 그 값어치와 진가를 잘 모르시고 계시는 것 같더군요. 이게 바로 그 노부인이 간직하고 있던 보석의 전부입니다. 마저 다 보시죠! (뚜껑을 열어 보이며) 여기 이렇게 보석이 자그마치 열두 알이나 박혀 있어요. 이게 바로 한 알에 만 이천파운드나 나가는 보석들이고, 당신은 바로 이 보석들 때문에 노파를 살해했던 거죠. 보석들을 손에 쥐고도 그런 사실을 모르고 엉뚱한 곳만 찾아헤맸던 겁니다. 자기 목에 이미 밧줄이 걸려져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말입니다. 이젠 제가 찾아온 이유를 아시겠어요?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중 마거리트 / 테네시 윌리엄스 작
항상 견디기 힘든 사람들한테 알랑거려야만 했어. 그들한테는 돈이 있고 나는 찢어지게 가난했으니까. 당신은 그게 어떤 건지 몰라. 글쎄, 말하자면, 당신의 에코 스프링에서 1600킬로미터쯤 떨어져 있는 기분 같은 거야!... 그리고 발목이 부러진 채...목발도 없이 그 술을 향해 가야만 하는 것과 같은 거라고! 찢어지게 가난해서, 꼴도 보기 싫은 친천들에게 알랑 거려야 하는 심정이 그런 거라고. 그 사람들한테는 돈이 있고 내게는 물려받은 옷가지와 곰팡내 나는 3퍼센트짜리 오래된 정부 채권밖에 없었으니까. 우리 아빠는 술을 좋아하셨어. 아빠는 당신이 에코 스프링을 사랑하듯이 술을 사랑하셨지!...그리고 불쌍한 우리 엄마는 그 오래된 정부 채권에서 나오는 월 150달러를 가지고서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고 체면을 지키기 위해 애쓰셨다고!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중 아델라
날 왜 찾아?언니가 뭔데 나한테 그런 명령을해?언니도 언니가 내 입장이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고 있잖아. 이제 겨우 시작이야. 난 여기까지 밀고나올 힘이 있었지. 언니한텐 없는 용기와 미모로서 말이야. 난 이 집에서 사람이 죽는 걸 봤어.그걸 보고 깨달았지. 내 껄 찾아야겠다고. 그리고 난 마침내 찾은거야. 그 이가 이 집에 온 건 돈 때문이지. 하지만 눈은 항상 나만 바라보고 있었는 걸?언니도 그 이가 큰언닐 사랑하지 않는 다는 걸 잘 알면서 그래?그래 그 눈을 똑똑히 봤으니까 느꼈겠지. 그이가 사랑하는 건 나야. 그이는 날 사랑해 날 사랑한단 말이야 나를! 언니 나한테 이러는 거 그거 언니 질투심 때문이잖아. 그이가 사랑치도 않는 여자를 껴안는다면 언닌 아무 상관 않겠지?앙구스티아스랑은 백년을 살아도 그만이겠지만 그이가 사랑하는 나를 아니?내 허리를 껴안는 건 못 참겠다 이거잖아 언니도 그이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언니 그게 내 죄는 아니잖아. 그래?그럼 이제 해결책은 없네 끝내 물에 빠져 죽으려는 년이 있거든 빠져 죽으랄 수 밖에. 로마논 내꺼야. 그 인 저 뚝있는데까지 날 안고 갈 껄? 난 그 이 입술을 맛 본 이후론 더욱더 이 도깨비같은 집을 참을 수가 없게 됐어. 난 그 이 뜻대로 할꺼야.온 마을 사람들이 날 욕하고 불타는 혓바닥으로 태워죽이려고하겠지. 자칭 점잖다 칭하는 인간들에게 이리 저리로 쫓겨다니겠지.만인이 보는 앞에서 결혼한 남자의 첩만이 쓰는 가시관을 머리에다 쓰게되겠지. 그래.그럼 이제 그냥 가서 잡시다.그이가 큰 언니랑 결혼하도록 내버려 두자고.이제 난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근데 언니 난 그이랑 계속 몰래 만날꺼야. 그이가 날보러오면 언제든지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흥 언니 같은 사람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야. 난 새끼 손가락 하나만 가지고도 사나운 숫말같은 남자를 무릎 꿇게 할 수 있어,
<베니스의 상인> 중 포오셔
잠깐 기다리시오. 더 얘기할 말이 있소. 이 증서엔 피는 단 한 방울도 적혀있지 않소. 여기에 명기되어 있는 말은 '살 일 파운드'요. 증서대로 살 일 파운드만 떼어 가지세요. 단, 살을 떼면서 기독교도의 피를 한 방울이라도 흘린다면 그대의 토지와 재산은 베니스의 법률에 의하여 국가에 몰수당할 것이오. 어서 살덩이를 떼어내시오. 피는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되오. 또 살을 정확히 일 파운드만 떼어내야 하는 거요. 만약에 일 파운드보다 많아도 적어도 안 되오. 무게가 가볍든, 무겁든 일 파운드의 천분의 일이든, 아니 그 이십분의 일밖에 안 되든 하여튼 저울대가 불과 머리카락 한 올만큼이라도 기울어진다면 그대는 사형이오. 전 재산을 몰수당할 거요.
<밤으로의 긴 여로> 중 메어리 / 유진오닐 작
(꿈꾸듯이 앞을 응시한다. 신기하고 젊고 순진한 표정이 된다. 마음 속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로 옮길 때 그녀의 입술에는 수줍으면서도 열성적이고 믿음직한 미소가 떠오른다) 엘리자베드 원장님하고 상의했어요. 자상하시고도 친절하신 분이죠. 지상의 성자예요. 난 그분을 진정으로 사모해요. 죄가 될지도 모르지만 어머니보다도 사모하니까요. 글쎄 이 쪽에서 말도 하기 전에 이해해 주시는걸요. 그 분의 푸른 눈이 마음속까지 들여다보시거든요. 마음의 비밀은 감출 수가 없는 거예요. 아무리 비겁하게 속이려 해도 속일 수가 없어요. (약간 반항하듯이 머리를 흔들고 처녀같이 발끈하여) 그런데 이번엔 알아 주시는 것 같지 않군요. 수녀가 되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천주의 부르심을 믿는다고요. 자신이 생기도록, 보람있는 사람이 되도록 마리아님께 기구했다고 말씀드렸어요. 호수 가운데의 조그만 섬에 있는 루르드 성당에서 기구했을 때 정말로 환영을 봤다고 원장님께 말씀드렸죠. 마리아님께서 미소를 지으시고 동의하시며 축복해 주셨어요---그것을, 제가 무릎 꿇고 있던 것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확신한다고 말씀드렸죠. 그랬더니 원장님은 단순한 공상이어서는 안 된다고 그러시더군요.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어요---그렇게 자신이 있거든 졸업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다른 친구들과 같이 생활하고 파아티나 무도회에도 참석해서 즐겁게 지내는 가운데 마음을 시험해 봐. 그리고 1, 2년 지나서도 자신이 있거든 돌아와. 그때 다시 의논하자고요. (고개를 쳐들고-분개하여) 원장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다니 천만 뜻밖이에요. 정말 놀랐거든요. 하기야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고 말씀드렸죠. 그렇지만 소용없다는 걸 알아요. 원장님하고 작별하자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어 성당에 가서 마리아님께 기구했어요. 그랬더니 마음이 가라앉더군요. 그건 물론 마리아님께서 내 기구를 들어 주신 증거죠. 마리아님께 바치는 신앙이 없어지지 않는 한 언제나 날 사랑해 주시고 절대로 재앙이 닥치지 않도록 돌보아 주신다는 걸 알았기 때문예요. (사이. 그러자 불안한 빛이 차츰 얼굴에 나타난다. 머리에서 거미줄이라도 치워 버리려는 듯이 이마를 한쪽 손으로 스치고-멍하니) 졸업하는 해 겨울의 일이었어요. 그리고 봄이 오자 어떤 사건이 일어났죠. 그래요, 생각나는군요. 제임스 티로온과 사랑에 빠져 한 동안은 행복했어요. (슬픈 꿈 속에서 앞을 응시한다. 티로온은 앉은 채 몸을 움직인다. 에드먼드와 제이미는 움직이지 않는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중 블랑쉬
난, 난 온몸에 타격을 받았어. 그 죽음들이라니! 묘지로 가는 긴 행렬이었지... 아버지, 엄마! 마가렛! 참 끔찍했어. 그앤 너무 커서 관에 넣을 수도 없었어. 그래서 쓰레기처럼 태워버려야 했어! 넌 장례식에나 겨우 왔지, 스텔라. 그렇지만 장례식은 죽음에 비하면 우아한 거야. 장례식은 조용하지만 죽음은 언제나 그렇진 않아. 거친 숨소리를 들어야 하고, 어떨 땐 으르렁 거리고, 또 어떨 땐 이렇게 소리 지르기도 해. "날 가게 내버리지 마!"라고 말이야. 어떤 땐 노인네들도 "날 가게 내버리지마!" 하고 소리를 질러. 그러면 마치 죽음을 막을 수 있다는 것처럼... 하지만 장례식은 조용한 거야. 예쁜 꽃으로 장식되니까. 오, 그들을 집어넣어 보내는 관은 얼마나 화려하니? 그들이 "날 잡아줘!"하고 소리지를 때 옆에 있지 않으면, 살려고 발버둥치는 몸부림이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해. 넌 상상도 못했지. 하지만 난 봤어! 봤어! 그걸 봤다고! 그런데 넌 거기 앉아서 마치 내가 그걸 잃어버렸다고 말하는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지. 도대체 넌 그 병과 죽음이 뭘로 치러졌다고 생각하니? 죽음은 돈이 드는거야, 스텔라! 그리고 마가렛이 죽은 뒤 바로, 사촌 제시가 죽었어. 그래, 죽음의 악마는 우리 집 문 앞에 진을 치고 있었던 거야!... (사이) 스텔라, 벨 레브는 그 저승사자의 막사 같았어. 그렇게 해서 그건 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거야. 그 사람들 중에 누가 우리한테 재산을 남겨놨니? 누가 우리한테 보험금 일 센트라도 남겨놨니? 불쌍한 제시만 자기 관에 쓸 돈으로 백 달러를 남겼어. 그게 다였어, 스텔라. 그리고 난 학교에서 그 한심한 월급을 받아 먹고살고 있었고. 그래, 날 욕해! 거기 앉아서 내가 그걸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라고! 내가 그걸 잃어버렸다고? 넌 어디 있었어? 너의 그 폴란드내기하고 침대 속에 있었던 거 아냐!